1. 궁합의 원리
궁합에 대한 이론들은 매우 다양하여 궁합을 보는 법과 그 종류가 기존의 命理學書나 일반 감정인마다 모두 다르게 되어 있어 적잖은 혼돈이 초래되기도 한다.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이해되지만 질이 낮거나 엉터리 궁합법이 등장하여 일반인에게는 혼란과 불신을, 학계에는 권위의 실추를 가져다 주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 그리하여 궁합은 심심풀이, 사주는 미신으로 치부되어 온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궁합에 있어서도 사주와 같이 합리적이고 논리정연한 이론적 체계를 마련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는 궁합법과 현재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궁합법도 더욱 다듬어져야 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생년의 오행을 대조하여 相生이면 좋고 相剋이면 나쁘다고 하는 것이다. 즉 두 사람의 생년의 오행이 서로 生해 주거나 서로 生함을 받는 관계라면 吉하고 서로 剋하는 관계에 있으면 不吉하다고 보는 것인데 이는 "몇 年生 남자는 몇 年生 여자가 좋다"는 것과 같은 주먹구구식이 되고 만다. 예를 들어 1960년 庚子生은 62, 63年生과 결혼하면 좋고 66, 67年生과는 안된다는 식이다.
둘째, 앞의 것과 같이 생년을 보고 판단하되 상생상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合과 沖을 보고하는 것이다. 甲己合, 乙庚合, 丙辛合, 戊癸合 등과 같이 음양합을 이루는 관계를 보고 음양합이면 吉한 궁합이고 충이 되면 不吉하다고 보는 것인데 이것도 앞의 것과 마찬가지로 甲年生은 己年生과 결혼해야 하고 庚年生과는 안된다는 이분법적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앞의 두 가지는 바로 겉궁합이라고 하는데 신빙성이 전혀 없으므로 무시해도 좋다.
셋째, 신살을 동원하는 방법이 있다. 즉, 孤神살은 홀아비가 될 命이므로 고신살 있는 사람은 배우자로 적당치 않다고 보거나 寡宿, 桃花, 怨嗔 등의 煞이 있으면 배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러나 앞의 신살론에서 언급하였듯이 신살론 자체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명되었으므로 이와 같은 것은 혼란만 가중시키는 논리이다.
넷째, 최근의 명리학서에서 주로 다루는 것으로 六神을 기준으로 궁합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배우자와 생년 天干을 대조하여 비견, 식신, 편재 등을 가리고 그들을 각각 설명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남성의 년간이 甲일 경우 여성의 年干이 甲이면 비견이 되어 여자의 氣가 강하여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하거나 乙이면 겁재가 되어 극히 불길하다는 등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六神에 대해서도 앞의 六神論을 참조하면 그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이외에도 남성은 陽干이어야 좋고, 여성은 陰干이어야 좋다든가, 오행이 고루 섞여 있어야 한다든가 하는 이론이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궁합법들은 실제 감정에 있어서 그 적중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었고, 따라서 보다 획기적이고 정확한 궁합법에 대한 연구도 진지하게 진행되어 왔다.
本書에서는 간단하면서도 적중률이 높은 획기적인 궁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2. 궁합3조(宮合三條)
四柱看命의 진리가 음양오행의 이치와 그 무궁무진한 변화를 통하여 터득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궁합도 음양오행의 이치에 충실하여 판단해야 한다.
四柱八字 중에는 인간의 모든 命을 모두 표시하는 상호작용이 있는데 그 중에서 배우자를 선택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궁합이다. 작은 의미로는 부부지간의 性관계만을 보기도 하는데 물론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보아야 하는 것이 옳다.
앞의 十干論에서 이미 많은 것을 밝혀 놓았으므로 그것을 충실하게 익혀 두었다면 실은 궁합법을 따로 논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빠르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세 가지의 기준을 마련하였으니 이를 宮合三條라고 한다.
▲ 宮合三條
∙같은 用神이 제일이다.
∙자신에게 없는 五行을 가진 배우자를 찾아라.
∙季節을 맞추어라.
첫째, 用神이 같으면 서로 생각하고 목표하는 바가 같으므로 理想이 같은 것이니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부유하면 부유한 대로 뜻을 같이하여 살아가는 命이므로 가장 吉한 것으로 본다. 각자의 四柱에 不吉한 命이 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用神의 두 四柱가 합하여 극복하면 전화위복이 된다. 또 용신을 生해 주는 용신과도 좋은 궁합이 된다.
둘째,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오행이지만 자신의 四柱상에 나타나 있지 않은 경우는 그 오행을 가지고 있는 배우자를 만나면 필요한 오행을 쓸 수 있으므로 좋은 命으로 될 것이니 吉한 궁합으로 본다. 예를 들어 甲木 日干에 겨울생이라면 丙火와 함께 바람을 막을 수 있는 戊土를 필요로 하므로 이들 五行을 가진 四柱와의 궁합이 어울리게 된다.
셋째, 모든 오행은 中和됨을 기뻐하는 까닭에 추우면 따뜻함이 필요하고 뜨거울 때는 시원한 것을 필요로 하니 여름생은 겨울생이 좋고 겨울생은 여름생을 만나야 吉한 궁합이 된다. 이와 같이 간단하고 명료한 궁합법이지만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제감정에 적용하면 그 정확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궁합에는 상호의 命造도 큰 작용을 하는데 명조가 吉하면 더욱 吉한 궁합이 되고 설혹 한쪽이 吉하지 못하다면 두 사람의 결합으로 인해 길하게 변화되는 것이므로 궁합을 살피는 데 있어서도 四柱의 原局을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 宮合三條의 例
∙같은 用神이 제일이다